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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차 공간에 물들다
작성자 대표 관리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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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3-08-03 00: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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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을 아우르는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이 있다. 서울 논현동 남기순 씨 댁 다실이다. 찬바람이 골목을 휘감아 돌 때 다실을 방문했다. 단장한 다실은 오목조목 잘도 꾸며져 있다. 볼수록 넉넉하고 편안한 품세다. 다실은 차를 끓이지 않아도 향기가 퍼지는 듯하다.
 
유리를 댄 광창 턱에는 차나무 화분들이 다소곳이 앉아있다. 두어 평 남짓한 마당이 보인다. 화단에는 지난 늦가을에 심어 한참을 즐겼다는 나무분재가 새로운 계절을 기다리고 있다. 자디잔 검은 자밭 위에는 댓돌이 얌전히 놓여있다.
“예전부터 작지만 편안한 다실을 갖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공간은 차를 아끼고 나를 헤아릴 수 있는 벗들이 찾아오는 찻자리 여야 하고요.”
 
다실에 들어서면 다리가 긴 다탁이 있고 그 위에 크고 작은 다기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찻잔을 쥔 손바닥에 온기가 둥글게 전해진다. 차를 한 모금 입안에 굴리며 평화를 느낀다. 주인이 다시금 다관을 기울여 잔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매일 아침 햇살을 흠뻑 빨아들인 다기들이 공간을 은은한 향기로 메운다.
고운 미소가 환한 남기순 씨. 그가 차를 시작한지 6년, 그때부터 차를 물처럼 밥처럼 대하다 보니 그야말로 일상다반사가 되었다.
“테니스를 10년 넘게 해왔어요. 동적인 운동을 좋아하거든요. 그러던 중 정적인 다른 무엇을 찾다가 시작하게 된게 차예요. 차는 저에게 의미있는 배움을 주었습니다. 자신을 다스리고 여유로운 마음 갖게 되었어요. “
진각다회에서 정기적인 차 모임을 갖는 남씨는 성신여대에서 차 예절과 전통예절 가르치고 있다.
도시락에 작은 보온병에 물 대신 차를 넣어 보내자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다며 좋아하던 아들, 술 마시고 난 다음 날 아침은 말차로 속을 다스린다는 남편은 차 예찬론자가 되었다.
 
 
 
차 예절을 배우며 차 소품 만들기를 몇 해. 옛 선조들의 뛰어난 색감에 감탄하게 된다는 남씨는 여름엔 모시 겨울엔 비단 명주로 손수 오방색 고운 조각보, 인두집, 유지상보를 만든다. 손수 만든 선물과 차는 유학간 아들에게 보내지고 아들은 이내 한국전통문화 홍보대사가 된다.
이곳을 찾는 지인들은 차를 매개로 한 만남이다. 즐겁게 담소하는 동안 혼탁한 세상사 시름이 찻물에 씻겨 나가는 것만 같다는 남기순 씨. 차향 스민 아담한 다실에 그날도 벗들이 모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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